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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 강경수 - 창비출판사

책리뷰

by Carlos1122 2024. 9. 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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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를 보던 중 「야생동물들의 터전이 된 도시 」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난 그림책이 있다.

 

 

기사의 내용은 「야생동물들이 토지이용의 변화와 사람 가까이에 살면서 접할 수 있는 탐나는 먹거리 등 몇 가지 추세가 합쳐져 도심 근처에서 생활하는 개체수가 늘어나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적응해 버렸다.

이런 현상은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산을 그렇게 깎고 깎아 아파트를 만드니...... 우리 동네 하천에도 자주 멧돼지가 출몰한다.) 

또한 다양한 음식을 먹는 포유동물들이 도시에 출몰해 도시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녀석들의 습성 또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길을 건널 때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날이 언제인지, 쓰레기통 꾸껑을 여는 방법 등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야생동물들이 죽음을 맞닦드리는 확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나라에서는 도시 교외지역을 확장하여 야생동물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계는 있을 것이다.  인간과 곰이 항상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반려동물, 인간까지도 위협받는 일도 있으며 야생동물의 본성인 야생성을 읽어간다는 문제점들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들과 안전하게 공존하는 방법,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기사 내용 중 「도시 생활에 따르는 난관들을 갈수록 잘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는 어쩌면 녀석들이 더 영리한 동물로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내용을 읽으며 「눈보라」 속 곰이 더욱 생각이 났다.

 

눈보라

 

 

"나는 눈보라다."

(책 속 북극곰에는 이름이 있다. 문득 푸바오가 생각났다. 푸바오는 판다지만, 판다보다는 푸바오로 불린다. 그리고 수많은 판다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았다. 왜일까? )

북극이 매년 따뜻해져 빙하가 충분히 얼지 않아 바다로 사냥을 가지 못해 나는 점점 더 말라갔다.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나는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갔다. 그리고 쓰레기통에서 음식 찌꺼기를 뒤졌다.

(넘쳐나는 쓰레기통, 과소비로 인해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와 환경문제가 생각났다.)

그런데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얼룩무늬 곰을 인간들이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둘러싸고 있는 사진......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북극곰이다.!"

 

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쫓겨 도망쳤다.

 

"다시는 이곳에 얼씬거리지 마!"

"이 못된 북극곰"

"이 마음의 골칫거리!"

"다음에는 가만두지 않을 거야!"

(곰이 뭘 했다고? 왜 북극곰을 싫어하는 거지? 왜 북극곰은 위험하다고 단정 짓지? 왜 곰 자체로 싫다고 하는 걸까?

북극곰은 그저 배고파 죽을 것 같아 살고 싶어 온 건데......)

 

나는 허둥지둥 도망치다 미끄러져 진흙탕 위로 굴렀다.

그리고 팔에 묻은 진흙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검은흙을 한 움큼 쥐었다.

 

곰은 어떻게 했을까요??????

네, 이 책 속 곰도 자기에게 닥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영리한 방법을 생각해 냈던 겁니다.

 

나는 판다로 변신을 했다.

술 취한 사냥꾼을 제외하고는 마을 사람모두가 판다로 변신한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곰? 판다?

그리고 귀한 동물이 왔다고, 귀엽다고 나를 반긴다.

나는 사람들의 환대와 맛있는 음식을 제공받았다.

그리고 나는 사진 속 판다를 따라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판다는 되고, 북극곰은 안되고?? 왜일까?  기준이 뭔데? 왜 차별하는 건데? 사랑받기 위해, 살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감춰야 하는 눈보라ㅜ.ㅜ)

고작 한 줌의 흙을 발랐을 뿐인데......

나는 이 마을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나를 안고, 쓰다듬고, 이뻐하였다.

(한 줌의 흙으로 행운의 상징이 되고, 마을의 마스코트가 되고, 사랑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기고, 급기야 돈으로 보기 시작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들의 모습에 기가 찬다.!)

그런데, 얼마 후, 눈보라는 문득 사람들의 이상해진 눈빛을 보았다.

(눈보라를 바라볼 때와 판다로 변신한 눈보라를 바라볼 때의 마을사람들의 표정 변화가 정말 기가 막히게 표현되어 있다.)

 

고작 한 줌의 흙이... 벗겨진 것이다.

나는 달아났다.

성난 사람들은 사냥꾼을 찾았다.

 

탕!!!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북극곰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누가 만든 건데??

 사냥꾼의 캐릭터도 눈길이 갔는데, 매일 술에 취해있다. 책 속 배경으로 보자면 기후 위기로 인한 동물들의 멸종으로 사냥꾼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으니 매일 술에 취해 시간을 허비하다가 자신을 무시하던 마을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자, 바로 총을 겨눠버린 것 같기도 하고......)

 

"녀석도 이번에 혼났으니 사람들 곁으로 안 올 겁니다. 영원히..."

(진짜 사라져야 할 존재는 누굴까? 사람도, 곰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노력을 하고 있긴 한가? 나부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멸종을 이야기하는 걸까? 아니면 펑펑 내리기 시작하는 눈으로 인해 마을로 다시 오지 않아도 눈보라가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인간의 자연에 대한 욕심 때문에 북극곰과 우리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데, 북극곰이 우리에게 가까이 왔다고 단박에 배척하는 인간들의 못난 모습을 잘 나타내준 그림책이었다.

북극곰은 인간에게 2번 상처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 상처는 절대 아물지 않을 것이다.

찐 현실이라 더욱 마음이 아렸던 책이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라도 자연을 좀 가만히 내버려 두자!!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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