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본 적이 있을 법한 이야기다.
노란색 앞, 뒤표지에 마구 비가 쏟아진다.
그리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우산을 쓰지 않은 채 당차게 뛰어간다.
"비가 온다. 우산이 없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까짓 거!"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쳐본다.
앞면 지를 펼치자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빨간색옷을 입은 친구가 보인다.
비가 온다.
우산도 없는데......
(마중을 올 사람이 없는 친구. 주변에는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온 친구. 둘이서 셋이서 올망졸망 우산을 같이 쓰는 친구. 할머니가 데리러 온 친구가 보인다. 데리러 올 가족도, 친구들에게 함께 쓰고 가자고 이야기도 하지 않는 주인공)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온 신 친구의 할머니께서"마중 나올 사람 없니? 같이 갈래?"
하고, 물으신다.
주인공은 말한다.
"아.. 아.. 아뇨. 엄마 오실 거예요."
거. 짓. 말.
(사실은 엄마는 오지 않는다. 질투가 났을까? 자존심일까? 친절함이 부담스러웠을까?)
그때, 작년 같은 반 친구인 준호가 나타난다.
"준호야! 너도 우산 없어?"
(동지를 만나니 관심이 가는 주인공ㅋㅋㅋ)
그 순간 준호는 가방을 머리에 둘러쓰고 말한다.
"넌 안 가냐?"
그러고, 빗속을 쏜쌀같이 뛰어간다.(나 같은 경우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사람인지라 문제상황이 닥치며 온갖 걱정을 하는데, 쿨하게 빗속으로 뛰어가는 준호를 보자 속이 시원했던 장면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주인공도 덩달아 빗속을 달린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준호의 행동에 마음이 안정이 되면서 위로를 받는 주인공. 우산이 없고, 마중 나온 사람이 없단 건 별거 아니었어! 그러하기에 몸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두 사람인 달리기 대결을 하며 빗속을 계속 달린다.
준호의 목적기까지 오자, 준호는 가버린다.(순간 당황은 했지만, 같이 뛰어준 준호가 있었기에 이제 혼자서도 달린다.)
준호와 함께 달려서일까 주인공은 준호와 인사를 하고, 가방도 쓰지 않은 채, 달린다.(빗속을 신나게 달린 경험이 있기에 무조건 달린다.)
"이까짓 거!" (달라진 얼굴표정과 당차진 팔의 흔들거림!!!)
"얘, 우산 없니? 같이 갈래?"
"괜찮아요."
"이까짓 거!"
이번에는 진짜 괜찮다.
그런데, 그때 옆에 서있던 우산 없는 또 다른 친구가 주인공을 보고 덩달아 빗속을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당찬 마음은 전염이 되어도 좋을 듯하다. 또한 이 책의 매력은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면지의 전체적인 색감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최근까지도 비가 올 때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은 날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비 맞으면 어쩌지? 친구들은 우산이 있을 텐데, 어떻게 올까?'등등
걱정 많은 내게 남편은 말한다.
"괜찮아. 비 좀 맞으면 어때? 다 알아서 오게 되어있어."
남편의 말이 미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비를 맞고 와서도 웃으며 비를 맞으며 신나게 뛰어 온 이야기를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을 고쳐먹었었다. (하지만, 이까짓 거, 괜찮지 않은 아이들도 괜찮지 않은 날들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우산이 없었던 결핍이 주인공을 더욱 단단히 성장하게 만든 것 일수도 있다.
또한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의 내 삶에 있을 수많은 빗속을 "이까짓 거!" 하며 당차게 달려 나갈 힘을 만들어야겠다고......^^
일단 한 발 내딛기만 한다면 고고고~~~^^
요즘 같은 시국에 내가 읽고 있는 그림책 - 잠시만요 대통령님 - 제르마노 쥘로. 알베르틴 지음 -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3) | 2024.12.27 |
---|---|
거짓말 - 미안 글.그림 - 고래뱃속출판사 / 거짓말 - 가사이 마리 글.그림 -한솔수북출판사 (0) | 2024.10.30 |
난 나와 함께 갈 거야 - 라켈 디아스 레게라 지음 - 정지완 옮김 - 썬더키즈출판사 (6) | 2024.10.29 |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수로우슨 -캐롤라인마젤 - 권수현옮김 - 봄봄출판사 - 할머니그림책 -인생그림책 -치매그림책 (10) | 2024.10.23 |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빨간 모자 -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에런 프리시 글 - 서애경 옮김 (0) | 2024.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