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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깜장봉지- 최영희작가- 김유대그림 - 푸른숲주니어출판사

책리뷰

by Carlos1122 2024. 8. 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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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독서수업책으로 「슈퍼깜장봉지」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작가소개란을 보다가 "어?" "첫 키스는 엘프와?"와 같은 작가책이네? 반가움도 잠시 책장에 꽂혀 있던  「써드」, 「알렙이 알렙에게」, 「검은숲의좀비마을」, 「인간만 골라 골라 풀」, 「칡」 책들이 "최영희작가"라는 이름으로 연결이 되었다. 나머지책들도 시간이 될때 기록으로 남겨놓아야겠다.^^

 

https://charles1122.tistory.com/17

 

알렙이 알렙에게

알렙이 알렙에게는 SF소설이다.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왠지 곧 다가올 미래같은 낯설지 않은이야기들이다. 알렙이 알렙에게는 지구가 인간들의 싸움으로 멸망하고, 지하로 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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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읽었던 믿고 보는 최영희작가의 책들은 책 속 인물들이 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설정 속에 작은 힘과 용기를 가진 아이들이 등장하여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작은 인간의 용기로 무너질 것 같았던 세상을 다시 세울 수 있게 되는 어쩜 영웅 같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웅이란 게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확신을 믿고 행동하기에 더 끌리는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심리를 어쩜 그리도 맛깔나게 잘 표현해 놓았는지 순삭 하며 읽었던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기도 하였다. 

 

슈퍼 깜장봉지

 

 

슈퍼깜장봉지 속 주인공도 그러하였다.  석아로! 탐탐초 3학년 5반 남학생이고, 별명이 깜장봉지다. 과다호흡증후군 때문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다녀 생긴 별명이었다. (병이 생긴 이유가 아빠의 죽음이란 것이 마음 아팠다.)

그랬기에 석아로는 친한 친구가 없었다. 수업시간조차 과다호흡증후군으로 활발한 참여를 할 수 없어 아이들의 질타를 본의 아니게 받게 되었다. 하지만, 아로는  자신의 병을 겁내하진 않았다.

 

"넌 커서 멋진 사림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 슈퍼맨도 어릴 때 그랬어."라는 엄마의 말 때문이다.

 

(아빠의 죽음을 무조건 받아들이라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주면서 아로의 마음을 다독여주기 위한 엄마의 센스 있는 말 한마디!! 그 말 한마디의 믿음으로 아로는 씩씩하게 생활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그러던 어느 날 체육용품 창고에서 과다호흡이 와서 봉지에 입을 대고 누워있는데,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벤지요원 응답하라." 

"벤지요원, 이 빛을 쪼이게. 이 빛이 자네를 초능력 슈퍼 영웅으로 만들어 줄 걸세. 초능력이 생기면 몸도 금방 회복될 거라네."

그 순간 빛이 아로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고, 아로는 생각한다.

 

"난 이제 슈퍼깜장봉지야!!!!"

 

하고 말이다. (아로의 긍정마인드+엄마의 말이 현실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마법의 말 한마디로 석아로의 일상이 달라지는데, 운동장을 순찰하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고, 뒷문에 서서 문을 여닫으며 친구들을 괴롭히는 기태에게 맞짱을 뜨면서 친구들을 도와주게 된다.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특명을 받은 슈퍼맨처럼 아로는 애써 친구들 편에 선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캠프대신 아로는 뮤지컬을 보러 가게 되는데 거기서 창고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말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은 그랬던 것이다.  아로반 친구가 뮤지컬에 참여하는데, 그 대사 연습을 하는 시간에 하필 아로가 체육창고에 있었던 것이다. 아로는 크게 실망했지만, 어느 순간 과호흡증후군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소한 착각으로 아로는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친구들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서 친구들의 마음을 보살필 여유까지 생기는 감동을 선사하는 책이다.

 

그리고 슈퍼깜장 봉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뒷문에 서서 친구들을 괴롭히던 기태도 알고 보니, 놀친구가 없어 외로움에 했던 행동이었고, 달만 이는 공부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 소심한듯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수다쟁이아이였고, 지상이는 엄마가 없지만 꿋꿋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였고, 다은이는 엄친아임과 동시에 자신이 하고 싶은 뮤지컬이라는 것에 몰입하는 아이였다. 

알고 보면 우리 일상에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이고, 완벽하진 않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애써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사회는 뭔가 거창하고 완벽한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세상엔 분명 작은 영웅들이 존자 한다는 것을, 그 영웅들이 날지 못하는 건 굳이 날지 않아도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넌 이미 영웅이란 걸 잊지 마."

 

예전에 읽었던 신문글귀가 생각이난다.

 

「 마음의 상처가 적은 인생이 좋지만 좋은 건 상처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상처를 극복해야 좋은 인생은 아니다. 우리 몸의 근육도 상처받고 찢어지며 더 단단한 근육으로 성장한다. 비를 맞은 사람은 무지개를 볼 수 있고, 어둠속의 사람은 별을 볼 수 있다. 복효근의 시 '상처에 대하여'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잘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

슈퍼깜장봉지속  아로에게선 이제 꽃향기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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