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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 이용포동화집 - 한지선그림 - 푸른책들출판사

책리뷰

by Carlos1122 2024. 9. 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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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태진아'가 들어간 제목과 링귀걸이와 붉은 구슬 목걸이를 한 할머니들의 표지그림에 웃음이 터져 읽어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책을 넘기고, 지은이의 말을 읽는 순간 마음이 묘해졌다. 그리고 생각이 많아졌다.

 

「지은이의 말」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늙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늙을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누구나 노인이 되는 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많은 사람들은 노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니까요.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노인이 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노인은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오래 살도록 선택받은 사람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노인을 선택받은 사람이라기보다 버림받은 사람, 심지어 저주받은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노인 스스로도 그렇고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요?

 

옛날에는 노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경을 받았습니다. 노인이 존경받지 못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가 빚어낸 비극이지요. 현재보다 행복하고 발전된 미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은 어쩔 수 없다고요?

 

그런데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경쟁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노인은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입니다.

 

"늙기 싫어! 늙기 전에 죽을 거야!"

 

우리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불행한 노인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가까운 미래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늙고 싶어! 늙기 전에 죽지 않을 거야!"

 

 우리는  우리를 있게 만들어준 그 분들을 너무나 가벼이 여기고 무시하고 있진 않나요?

낡고 닳았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심지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퇴물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노인들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방치되고 있진 않나요?

쓸모없는 물건을 구석에 숨겨 놓듯이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 모두는 모른척하죠.

 

이용포 작가는 이 책에서 그런 숨겨진 노인들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적랄하게 들추어내고 있다. 때로는 부모님들로부터 갑갑한 마음, 무거운 마음을 가진 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장난이 심한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지만 사실은 아이를 사람을 그리워하는 독거노인 할아버지 이야기, 버럭 남편과 자식, 손녀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할머니의 새로운 삶의 이야기, 남편이 떠나고 홀로 쓸쓸히 지내다 처지가 비슷한 할아버지를  만나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다 재혼을 결심하는 노인들의 이야기,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유로 첫 남편에게 버림받고, 자식이 셋이나 되는 두 번째 남편과 살아온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는 이야기...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생활의 소재인데, 우리가 모른척하고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마지막 수제비 이야기는 어디 숨을 곳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으로 읽어 나갔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가 늘 전화벨이 울리는 환청에 시달리는 이야기......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공감이나 할까?

이건 앞으로 노인이 될 우리들, 지금 노인이 되신 노인분들이 함께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늘 다짐만 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전화 한 통 해야지. 오늘은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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