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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오츠카아츠코 글 - 글로세움출판사

책리뷰

by Carlos1122 2024. 9. 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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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알게 되어 속상한 책이 있다. 더군다나 절판이 되어 더 이상 구매불가인 책은 더욱이 그러하다.

이 책이 그랬다. 다행히 지역도서관에 비치가 되어 읽어볼 수는 있으나, 내 집 책꽂이에 꽂아져 있을 수 없어 안타까운 책중 한 권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오츠카아츠코가 여자 교도소 수감자들이 간호견을 기르는 일을 취재하러 간 곳에서 그림책 속 주인공 엘마할머니의 손자를 만나게 된다. 손자와 함께 엠마할머니를 방문하게 되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신 것을 시작으로 13번째 손녀라고 불릴 만큼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 할머니께서 혈액암에 걸리게 되시고,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마지막 날들을 사진으로 남겨두자고 조심스레 요청드린다. 그러자 엠마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도 괜찮아, 다만 틀니를 뺀 얼굴만은 찍지 말어." 이렇게 하여 엠마할머니의 죽음이 가까워진 마지막 2개월간 할머니의 방에 기거하며 간병인 한 사람으로서 할머니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할머니의 애완묘인 고양이의 시선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 포토 에세이 같은 책이고, 

 

내가 죽기 전에 읽어서 다행인 책이고,

 

한 사람의 인간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저편세상으로 어떻게 발을 들여놓는가를 조금이나마 지켜 불 수 있는 책이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을 돌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 어느 정도의 지식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고,

 

한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 날 다 함께 샴페인을 터뜨려 돌아가신 분의 인생에 건배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책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가 치료 방침을 항상 스스로 결정하고, 죽음의 준비 또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고,

 

죽음이란 것이 슬픔과 후회가 아닌, 사랑을 듬뿍 남기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할머니는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걸을 수 없게 되거나 식사를 할 수 없게 되고 하나하나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없게 될 테지만, 이것은 내 몸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할머니는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죽음이란 말이지, 영혼이 육체를 떠나 여기와는 다른 세상으로 갈 뿐이니까 말이야.

 

(육체의 생기가 있는 삶만이 바른 삶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엠마할머니를 보면서 정신이 생기가 있는 삶을 살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나는

담담함에

울부짖음 한번 없는 담담함에

고요한 소멸의 담담함에

조용히 눈물이 차올랐다.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잠옷을 입고, 할머니가 기른 장미꽃을  손에 쥐고 임종을 맞이한 사진은...... 그저 조용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일생을 정성껏 살아내고 떠나는 날이 가까워지자, 주변을 정리하고, 작별인사까지 하는 모습이 차분히 표현된 책이었지만, 나의 감정은 요동쳤다. "나의 죽음 앞에 이성적인 차분함이 가능할까? 내가 죽는다는데?"

(사실 나는 아직 죽음이 너무 너무 두려운 찌질이다. ㅠ.ㅠ)

 

"나는 나의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게 될까?"

 

그냥, 그저  말이 필요 없는 책이다.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

 

 

 

 

"엠마 할머니, 같이 살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할머니에 대한 추억 잊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할머니의 고양이-

 

 

예전에 봤던 '생전장례식'이야기가 다시 떠올랐다. 자신의 마지막을 능동적으로 진두지휘했던 멋진 할머니의 이야기다.

https://charles1122.tistory.com/90

 

모두 웃는 장례식 홍민정작가 오윤화그림 별숲출판사 죽지 않은 사람의 장례식 살아 생전

"죽은 뒤에 몰려와서 울고불고한들 무슨 소용이야?살아 있을 때 한 번 더 보는 게 낫지."  책제목과 뒷표지의 문구에 끌려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모두 웃는 장례식' 이였지만, 읽고 있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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