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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훌훌 저자 문경민의 신작, 문학동네출판사, 청소년문고추천

책리뷰

by Carlos1122 2024. 4. 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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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다, 되고싶다,먹고싶다, 같은 모든 욕심이 무너지던 나를 일으켜 세웠다."

문경민 작가의 「나는 복어」를 읽으며 작가의 「훌훌」이 떠올랐다. 두 작품속 주인공들 모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지만 삶의 동력이 되어주는 다양한 주변인물들이 있어  위로 받으며 살아간다. 나는 두 책이 넓은 의미에서 같은 의미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슬픔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

 

「나는 복어」 속 두현이는 자신의 슬픔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려고 애를쓴다. 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부모의 이야기에 흔들리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복국집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돌봐주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친구들에게 힘을 얻는다. 그리고 복국 한그릇이면 재충전은 금방 되었다.

 

내 별명은 청산가리. 조폭은 아니다.

자현기계공고 2학년. 김두현

김두현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간혼 나를 청산가리라고 부르는 놈들이 있다.

 

"저 자식이 청산가리야. 쟤 엄마가 자살했대. 청산가리 먹고."

 

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던 형석이는 악의인지, 단순히 관심을 받고 싶어서인지 두현이의 과거를 떠벌린다.

(남의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조롱하는 인간쓰레기들)

 

두현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형석외 두녀석이 두현을 보고 키득거린다. 그러자 두현의 마음속에서 기분 나쁜 소음을 울리며 올라오는  마음에 뭐라고 이름을 붙여야할지 모르는 감정이 일렁인다.

 

"잠깐만 기다려봐."

"내 가방에 말이야, 우리 엄마가 쓰고 남은 청산가리가 좀 있는데."

 

준수의 개입으로 세녀셕은 사라진다.

초등학교4학년때 두현이에게 일어난 사건은 뉴스 기사로 알게 되었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아빠가 궁지에 몰러 몽골로 떠났고, 몽골에서 만난 여자와 새살림을 차리겠다며 엄마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엄마는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한 사건. 그게 두현이가 보모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이유였다.

 

누가 뭐라건 지난 일로 덮고 멀쩡한 척 사는게 두현이 선택한 삶이였다.

(두현은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

 

두현이는 얼른 집에 가고 싶었다. 부모가 사라지고 두현의 양육을 맡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집.

두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복국집을 운영하셨다. 두현이의 아픈 마음은 든든한 할머니의 복국 한 그릇이면 재충전이 되었고 그럭저럭 살아갔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마저도 없는 경우도 많으니)

 

그러던중 엄마의 기일과 스치듯 들은 아버지의 소식에 마음에 위태로움이 일렁인다.  하지만 또다시 할머니의 따뜻한 아침식사를 먹고 학교로 나선다. (상처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두현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학교를 가던중 재경이라는 친구를 만난다. 재경이도 보통 얘는 아니였다. 자현고를 다니다 재경이의 오빠가 현장 실습에서 사고를 당하면서 사고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오빠가 사고를 당한 공장의 사장이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자현기계공고로 전학을 온 아이다.  

(운영위원장으로 있고, 학교에 장학금도 주는 장귀녀사장의 눈치를 보는 학교조차 재경이 오빠의 사건에 대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일이기도 하고, 내 아이들 또한 노동자가 될 아이들이라 화가나고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였다.)

 

그리고 준수를 만나 세사람은 학교로 들어간다.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야! 이자식들아! 내가 자현의 왕이다.!"

강태였다. 온갖사고를 치는 강태가 돌아왔다는건 앞으로 수업이 엉망이 될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강태는 재경을 보고 비아냥거린다.

"우와! 이게 뭐야! 여자다, 여자!"

하지만, 재경은 당당히 강태에게 맞선다.

"너  이러는거 엄청 불편해."

강태는 포악한 소리를 지르며 재경의 책상을 밀치며 난동을 부린다. 다행히 정명진 선생님의 등장으로 마무리 된다.

정명진 선생님은 유일하게 강태가 따르는 선생님이였던 것이다.

(강태같은 친구를 다독이고 챙기는 선생님이 있어 다행이면서도 강태의 모습은  씁쓸하다.)

(정명진 선생님은 학생들을 착실히 챙기는 선생님이였다. 두현이가 관심을 보이는 밀링이라는 기술 이야기,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안전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선생님이였다.)

 

그리고 두현이가 이 학교에서 밀링을 하게 된 이유는 성적과 준수라는 친구때문이였다. 준수는 일찍 돈을 벌어 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며 자현기계공고를 간다고 했고, 두현은 흔쾌히 함께 하기로 한 것이였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와 보니, 쇠를 깍아낼 때의 통괘함에 밀링하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

(아마 자신의 마음에 쌓인 상처가 깎여 나가는 느낌을 받아서 였을까?)

 

그리고 다음날 학교 체육대회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계주 우승에 대한 시상을 하기 위해 장귀녀 사장이 초대되는데, 재경이 확성기를 들고 단상으로 올라가 소리친다. 마이크와 확성기 사이로 두사람의 언쟁이 오고가고 재경을 끌어내리려는 선생님들과 부딪치면서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일로 재경은 생활교육위원회에서 사회봉사처분을 받는다. 두현이도 함께.

두현이는 얼마전 청산가리로 협박을 했다며 형석이의 부모님의 신고로 사회봉사처분을 받는다.

(우씨! 이거 아니잖아.!!!)

 

"얼기설기 붙여 둔 마음은 언제고 바스러질 수 있었다."

괜찮아졌다고 , 이제 멀쩡하다고 되뇌어도 이따금 과거의 기억이 소환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상상은 내게 독이었다. 

청산가리보다 치명적이고 복어의 독보다고 더 진한 검붉은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양볼이 불룩해지도록 다시 한번 긴 숨을 내쉬었다.

나 자신을 다독였다.

됐다.됐어.

 

"그냥 훌훌 털어버리고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오늘을 살면 그뿐이었다."

복국이 먹고 싶었다. 그래. 삶이 온통 회색빛이었기 때문인지 

하고싶다, 되고 싶다, 먹고 싶다, 같은 모든 욕심이 나는 반가웠다.

(너무나 마음이 쓰라렸던 부분이였다. 다독인다고 아무렇지 않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의 집이란 곳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한다. 두현이는 배식을 하다 아버지 같아 보이는 사람을 보고 놀라 넋을 잃고 만다. 그리고 두현은 뉴스 기사에  비친 냉혈한 , 사이코패스, 가정폭력범이라는 아버지와 자신을 덤프트럭에  태우고 바다에 데려가서 함께 웃던 잔인한 사람도 폭력범도 아닌 자신의 어릴적 기억속 아버지의 모습을 비교하면 회상한다.

두현은 어릴적 가정을 파탄 나게 한 아버지를 원망해서 복수를 꿈꿨었다. 그리고  감옥에 가있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누군가 자신의 짐을 덜어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기까지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출소일이 다가오자, 두현의 마음이 또 한번 일렁이기 시작했다.

 

"정신차리자. 김두현"

(마냥 철없이 굴어야할때 늘 마음을 다잡아야하는 두현이)

 

그리고 체육대회에서 장귀녀사장에게 사과를 받지 못한 재경이 장귀녀사장의 회사와 집에 시위를 하러간다고 하자. 두말없이 준수와 두현이도 함께한다. 하지만, 장귀녀사장의 사과는 커녕 가슴에 콕콕 박히는 쓴소리만 듣고 온다.

 

"공장의 사장이 병실에 찾아와 보지고 않아요. 바빠서 말이죠. 왜 그런 실수를 했냐며 보상은 제대로 해 줄 테니 앞으로 조심하래요. 세상은 차갑고 위험한 곳이래요."

"어쩌면 좋죠?"

"어쩌긴, 자기 잘못이야. 조심했어야지"

... ...

"돈이 최고라고 떠드는 이 개 같은 세상이 당신 편이어서 당신은 자기 말이 옳다고 믿는거야!"

 

(이 부분에서 재경이 장귀녀사장에게 전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이 저릿했고,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재경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깜짝 놀라기도했고, 어른들에게 얻을 수 없는 답을 스스로 찾아 나가리라 마음 먹는 재경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두현이는 남은 사회봉사를 갔다가 다시 아버지 같은 사람을 보고 실수를 저지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두현은 자신을 불쌍하게 여길 줄 알았던 아저씨의 입에서는 예상과 다른 말이 나왔다.

 

"누가그래?"

 

사실 두현은 기사로 읽어서 안 소문이였다. 두현이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마음에 균열이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다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재경이 말한다.

 

"기억해 둘거야. 그 사람이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는 거랑 이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후지다는거."

 

그리고 두현은 소문이 아닌 부모님의 사건을 직접 파헤쳐보고자 신문기자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런데 그 때 강태로 인해 정명진 선생님관련 동영상이 유포된다. 결혼을 앞 둔 같은 학교 교사와 관련된 동영상이였다. 그 동영상에는 몰래 두사람을 찍은 강태를 향해 온갖 욕설을 해대는 정명진선생님이 찍혀있었다.

(선생님의 강태를 향한 진심이 통하지 않은 듯해 마음 아픈 장면이였다.)

그일로 기자들이 찾아오고, 두현이 부모님의 기사를 썼던 기자를 드디어 만나게 되고, 엄마의 친구였던 장귀녀사장의 말과 자극적으로 편집된 기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후진세상은 잔인했고 엄마는 버티지 못했다. 버텨야 할 때 혼자였다."

(어쩜 엄마와 같이 후진세상을 혼자 살아갈 뻔했던 두현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친구들이 있었기에 삶을 버틸 수 있었지 않았을까?)

 

그리고 두현은 아버지를 만날 용기를 내어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두현이는 말한다. 

무엇을 하든 기대하는 것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세상을 밝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번 깨졌던 두현이의 영혼은 정밀하게 깎아 낸 금형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말끔해졌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안락하고 편안한 삶만이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두현이의 말처럼 때로는 고난과 상처가 우리가 더 힘을 내 세상을 살아가게 하기도 한다. 

그 마음을 두현은 투지라고 표현했다. 

 

"회색빛이였던 두현의 삶이 알록달록 물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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