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도서를 뒤지다가 발견한 그림책이다. 커다란 기차를 막고 단단히 버티고 서있는 작은 한사람. 그리고 그 한사람을 두려움과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메달리고 있는 한 작은 아이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가 강렬했다.
"만약 우리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는다면,
'위대한 기차'는 다시 돌아올거야."
검은 기차를 보고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아버지, 저게 뭐예요?"
"아, 저건 기차란다. 기차를 보니 내 어린 시절 일이 떠오르는구나... ...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차는 안전하고 빠른 교통수단임과 동시에 여행의 설렘이 가득한 기차일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 속 기차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평화롭던 섬에 갑자기 커다란 기차가 큰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잘들어라 - 위대한 기차가 왔다!"
"보잘 것 없는 섬에 너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위대한 기차가 정한 규칙만 잘 지키면, 너희는 더 강해지고 잘 살게 될 것이다.!"
(엥? 무슨소리? 언제 보호해 달라고 했나? 이 기차는 어디서 왔을까? 그냥 기차가 아닌 위대한 기차다. 그럼 반대편은 하찮은 존재일 것이다. 그래서 보호한다고 말한다. 말속에 숨은 의미가 참 무섭다.)
그말을 듣고 환영하는사람, 관심없는사람,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로 나뉜다.
(이부분이 흥미로웠다.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삶속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때 나타나는 사람들의반응.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옳은 것과 그른 것의 구별을 분명히 하고 목소리를 내야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여러 이유로 회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순간, "이 섬에는 이렇게 큰 기차가 필요없소." 나의 아버지가 소리친다.
(나라면 과연 소리칠 수 있었을까? 많은 역사속 인물들이 떠올랐고, 지금도 권력앞에서, 다수의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용기 있는 분들이 떠올랐다.)
"규칙제1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위대한 기차가 그가 가야 할 곳으로 데러간다.!"
터무니 없는 규칙을 말하며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나의 아버지는 모자만 남겨둔채 기차에 실려간다.
그후 위대한 기차는 섬 전체를 샅샅이 돌며 지나가고 데려가고, 지나가고 데려간다. 우리의 모든것을... ...
(얼마나 막막하고 겁이 났을까요? 누구를 위한 위대한 기차란 말인가? 이 기차는 또 어디로 간걸까? 거대한 힘에 의해 개인의 삶, 역사가 무너져버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깨달는다. 위대한 기차는 우리를 보호하지도, 더 좋게 살게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
그리고 그 아이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이야기이다.
(노인의 맘속 상흔은 아물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 노인은 말한다.
"위대한 기차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도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어."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노래 부르고,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지.
나는 늘 생각한단다.
만약 우리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는다면, '위대한 기차"는 다시 돌아올 거야.
(마음 한구석이 아려졌다. 우리가 역사를 바로보고,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를 당연시 하면 되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
처음 이책을 봤을때 독재자이야기인가? 우리나라 일제강점기 이야기인가? 생각하였다. 그런데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작가님이 타이완분이셨고, 타이완의 현대사 이야기 였다. 어쩜 이리도 우리의 현대사와 똑 닮아 있는지... 기차의 등장으로 모든 상황이 통제되고, 마음대로 사람과 물건들을 실어가고, 제멋대로 규칙을 정하고,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과 말을 제한했다. 위대한 기차의 권력, 억압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이런 황당하다 못해 기괴한 이야기가 타이완의 역사였고, 우리의 역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과거의 역사속 이야기일 것이고, 지금 현재의 시간 속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이야기일 것이다.
역사속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잘 살아보자는 뜻에서 일어났을텐데, 우리는 잘 살아왔는가? 잘 살고 있나? 우리 나라는 우리를 잘 살게 해주고 있나? 의문이 생긴다.
역사 관련 그림책을 읽으면 구체적으로 언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나?등 직접적인 사건을 서술해 주지 않아도 그림만으로도 그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 생각들을 함께 느끼게 해주고, 잠시나마 같이 아파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어 참 감사하다. 오늘도 좋은 그림책을 만나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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