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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by Carlos1122 2024. 7. 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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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름이 정말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듯한 따뜻한 이름이었다. "마음이음"

똥 싸기 힘든 날

 

제목에 똥이 들어가면 무조건 본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엄지척을 받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방귀냄새를 표현한 몽실몽실 구름그림과 코를 잡고 인상을  쓰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빵 터졌다.

그리고 왜 "똥 싸기 힘든 날"인지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우리 가족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주인공 모해는  학교를 마치고 학원을 뱅뱅 도는 일상에 지쳐 이번 방학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로 마음먹고 있는데, 사촌형 권슬찬이 전화가 온다.

 

"모해야, 뭐 해?" 

"나, 권슬찬이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한다.!"

 

그 말에 모해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놀란다. 왜냐하면 슬찬이형은 미래가 창창한 수영선수였는데, 어느 날 다이빙을 하다 바닥에 머리를 박으면서 척추를 다쳤고, 형은 평생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슬찬이형은 시각장애인이 아니라 그래도 비교적 쉽게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고 웃는 형이었다. 

모해는 어릴 적 형이 앞으로 평생 걷지 못하는데, 울지도 슬퍼하지도 않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용기를 낸다는게 쉽지 않을 것이다. 감히 나는 짐작조차할 수 없는 굉장한 마음일 것이다.)

 

그런 형이기에 모해는 귀찮음을 뒤로한 채 형이 운전면허를 따는 동안 긴장하며 함께해 준다. 그리고 슬찬이형은 운전면허를 따고 가족들은 축하파티를 해준다. 그 자리에서 형은 모해에게 할아버지가 계신 부산으로 여행을 가지고 한다.

그 순간 모해는 부산까지 가는 일이 쉬울 것 같지 않아 망설인다. 하지만 가족들의 성화에 모해는 형과 함께 부산으로 출발하는데......

 

초보운전스티커를 붙이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어찌 불안 불안하더니, 난폭운전자를 만난다. 운전자는 활짝 열린 차창으로 빵빵대며 소리친다.

"아이 씨! 병신이 집에나 있지, 왜 기어 나와?"

그 말에 모해는 심장이 덩컹거렸다. 하지만, 슬찬이 형은 웃는 얼굴로 대꾸한다. 

"아저씨, 기어 나오지 않고 운전해서 나왔습니다.!"

모해는 형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보인다.

(옛날 남자운전자들이 여자운전자들에게 집에서 밥솥운전이나하라고 소리지르던 이야기도 떠오르면서 콧구멍에서 뜨거운 불바람이 나오는 대목이였다.)

 

그러면서 과거의 유명한 "똥 멍청이 사건"을 회상한다.

 

사고가 일어난 초반 큰 충격으로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던 형이 무서운 엄마에게 이끌려 수영장에 다시 갔던 날이었다. 수영장 주차장 장애인 구역이  다 차서 일반주차라인에 차를 댔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주차 간격이 좁아 휠체어를 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옆차의 커플이 "어머머, 이 아줌마 좀봐. 우리 차에 흠집 나면 어쩌려고 휘체어를 꺼내요?" "걷지도 못하는 큰 애를 데리고 나와서 어쩌자는 건지..."하고 말한 것이다.  한동안 넋을 잃은 이모는 고개 숙인 슬찬이형을 보고 말했다. "고개 똑바로 들어. 사고 나서 이렇게 된 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 병신소리 듣기 싫지만, 병신이 틀린 말은 아니니 인정해. 저런 말들에 익숙해져야 해. 세상에는 장애인이란 멀쩡한 말이 있는데도 어떤 똥 멍청이들은 병신이란 말을 쓰니까..." 그 후, 슬찬이 형은 달라졌고, 수영도 다시 시작하게 되고 지금 용기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이었다.

(눈물을 펑펑흘린 부분이였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적절할까?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적절할까? 슬찬이형의 엄마가 장애인아들을 데리고 외출하는 일은 아마도 망망대해 바다로 출정하는 일과도 같을 것이며, 곳곳의 난관을 뛰어넘어야하는 어려운 도전과도 같을 것이다.)

 

그런 회상도 잠시, 맛있는 간식을 먹을 생각에 고속도로휴게소에 들어선다. 그런데, 휠체어를 꺼내고 형을 앉히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형은 재치 있게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고, 도움을 주신 분은 형을 자랑스러워하며 수영선수의 꿈을 응원하고, 맛있는 간식을 잔뜩 사주시기까지 한다.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장애인 인식 교육의 유무와는 상관없는 개인간의 인성,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문제인것 같다.)

 

그런데,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순간 사건이 벌어진다. 출발하기 전 화장실을 이용하가 위해 장애인화장실로 향하는데, 바로 앞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쌩하니 장애인화장실로 들어가려는 것이다. 할아버지를 부르고 형이 이용하려고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할아버지는  젊은 녀석이 따진다는 둥, 똥 싸는데 장애인, 비장애인이 어딨냐는둥,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임자지하는 둥, 다친 게 자랑이냐는둥하며 형을 호통친다. 그러나 형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할아버지를 설득하는데 쉽지 않다. 소리가 커지자,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할아버지에게 한 마디씩 거들었음에도 할아버지는 장애인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 

(나는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 나이를 올바르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책!!!)

 

모해와 형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채 다시 차를 출발한다.

 

그런데 한참을 가다 보니, 형이 배가 아프게 시작하고, 모해 배까지 요동친다. 형은 졸음쉼터가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졸음쉼터의 화장실은 어땠을까? 

(참담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똥을 싸는 건 인간의 기본권인것을... 장애인도 사람인것을...)

 

그리고 급기야, 모해가 바지에 똥을 싸는 일까지 벌어진다. 그리고 모해는 수건으로 하체를 깜 싸고 할아버지댁에 도착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모해가 바지에 똥을 싸는 일은 진짜 대단한 일이였다. 기립박수를 받을 만 했던 모해!!!! 꼭 읽어 보세요.^^)

 

책을 읽고 많은 생각들이 몰려왔다.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당연히 누리는 것들이 장애인들 입장에서도 그러한가? 장애인의 삶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또 어떠한가? 

 

장애인들의 생활 속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다른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하게 된다. 어떤 나라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타는 일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편안한 일이라고 한다. 충분히 기다려주는  배려가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 우리나라는 빨리 빨리 문화다보니 기다림이 몸이 배어있지않고, 사회가 그들을 집 밖으로 나오기 힘들게 돌아가고 있다.

(산업화의 시작과 동시에 정돈된 사회, 효울적인 사회를 이야기하며 장애인, 노숙자등을 시설로 격리 아닌 격리를 조장했다. 역사속에서도 흔히 일어났던 일이다.)

 

시설 또한 어떠한가? 큰 휴게소는 가더라도 장애인 화장실 갯수는 손에 꼽히고, 고속도로 곳곳의 졸음쉼터에서 장애인 화장실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 뿐만이 아니다. 생활속 곳곳에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시설들을 볼 때면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모두의 일이다.

이 책은 지금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과 우리 모두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어야 할 책인것 같다. 

 

나 또한 이런 책과 뉴스기사를 보지 않았다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타인의 삶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경험이 계속 될 수록 내 안의 낯설음, 무관심은 옅어지고, 조금은 그들에게 다정한 사람, 그들과 함께 소리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전 세계적인 책에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책 속 등장하는 휠체어를 밀어주고, 용기있는 말한마디와 맛있는 간식을 내밀어주는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아저씨와 형을 들쳐 업고 뛰어주는 샌드위치가게 형 같은 다정한 사람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아직은 살 말한 세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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