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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by Carlos1122 2024. 8. 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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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뒤에 몰려와서 울고불고한들 무슨 소용이야?
살아 있을 때 한 번 더 보는 게 낫지."

 

모두 웃는 장례식

 

책제목과 뒷표지의 문구에 끌려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모두 웃는 장례식' 이였지만, 읽고 있는 나는 눈물이 주르르륵... ....

 

홍민정작가는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쓴 작가이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읽을 때도 코믹하지만, 따스한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었는데, 모두 웃는 장례식 또한 아프지만 따스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그림 또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원화를 보고 싶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 그 할머니 곁을 둘러싼 사람들의 사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윤서라는 주인공은 일주일 뒤 방학을 하면 엄마가 근무하는 상하이로 여행을 떠난다며 친구 혜원이에게 자랑을 한다. 친구인 혜원이는 윤서를 부러워하지만, 사실 윤서는 엄마, 아빠 사이가 좋은 혜원이를 속으로 더 부러워한다. 그렇다, 윤서 엄마,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아 따로 떨어져 지내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떠난 뒤 할머니께서 유방암 선고를 받으셨는데,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 6개월에서1년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게 되고, 할머니는 병원에서 집으로 오시게 된다. 윤서는 할머니집에서 같이 살기에 할머니께서 오시면 상하이를 가지 못하게 될까 안절부절한다.

 

그러던 중 할머니께서 퇴원을 하시고,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갑자기 할머니께서 다음 달 자신의 생일날 장례식을 하자고 하신다. 장례식이라니!!!!!!!!!!!

밥을 먹던 아빠, 고모, 나 모두 멘탈을 우주선에 실어서 우주로 발사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아빠와 고모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상황파악에 나선다.

 

 

학교에 다녀온 윤서에게 할머니꼐서 말씀하신다.

 

"나 죽은 뒤에 우르르 몰려와서 울고불고한들 무슨 소용이야. 살아 있을 때, 누가 누군지 얼굴이라도 알아볼 수 있을 때 한 번 더 보는 게 낫지. 안그래?"

 

윤서는 할머니의 뜻을 알기는 했지만, 속뜻까지 와닿지는 않았다.

(어찌보면, 장례식은 자신이 주인공인데, 주인공이 빠진 잔치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죽음이라는 것을 외면한체 살아가기에 살아있는 사람의 장례식을 치른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죽음을 맞닥뜨렸을때 상조회사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죽음을 해결하게된다. 그러다보니, 상실의 마음을 치유하지 못한 체 힘들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그리고 아빠는 미국에 사는 큰아빠에게 전화를 건다. 그렇다. 할머니는 일찍 남편이 죽고 할머니 혼자 한복집을 운영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큰아빠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동생은 지방에서 드문드문 살고, 아빠는 엄마랑 헤어져 살고, 고모도 이혼을 하고, 가까이 살고 있는 상황이였다.

큰아빠에게 소식을 전하던 아빠는 할머니의 기막힌 제안에 어머니를 어떻게 모셨냐는 핀잔을 듣고, 화를 낸다. 급기야  윤서아빠는 다리까지 다치고 마는 상황. 윤서는 방학을 맞아 엄마에게 가지 못할 까 더욱 예민해진다.

 

그 와중에 고모는 할머니의 생각을 바꿔보겠다고,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혜원이는 엄마에게도 할머니 소식을 알리지만 엄마는 대답이 없다. 답답한 윤서는 친구들에게 할머니의 장례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친구인 혜원이는 장례식을 치뤄 본 자신을 경험을 이야기하며 '죽은 다음에 내 장례식에 누가 왔는지는 죽은 사람은 모르지 않냐며, 그 사람들을 볼 수 없다면 더 슬픈거 이니겠냐며'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말을 들었음에도 도대체 할머니는 왜 이런 헷갈리는 일을 벌이려고 하는지 모르겠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1층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아빠는 웰빙보다 웰다잉, 좋은 죽음을 위한 31가지 준비등 죽음에 관한 책들을 읽는다. 

 

"이 책은 무슨 내용이야?"

"웰빙은 잘 살자는 얘기고 웰다잉은 잘 죽자는 얘기지."

"아빠"

"왜?"

"잘사는거랑 잘 죽는거랑 뭐가 더 어려울까?"

(요즘은 철학책을 읽는 것이 대세인 듯 철학책들이 대유행을 한다. 삶을 살아가는 지침서같은 철학책.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책들이 많다. 그런데, 이 질문을 보는 순간, 이 또한 철학책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책을 읽지 못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면서 잘사는것과 잘죽는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리고 아빠는 가족회의를 개최하고자하는데,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면 다른 가족들의 마음도 지치고 아파서일까 뾰족가시들이 마음속에 있다 밖으로 표출되듯 서로 으르렁 거리기만하고 끝이난다. 

그러던 중 할머니꼐서 쓰러지셔 119에 실려가는데... ... 

 

그리고 열흘 뒤 할머니는 퇴원을 하게 되고, 윤서는 결국 상하이 엄마에게 가지 못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할머니께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면 그게 며칠이든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주어진다면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줘야겠다고.

그리고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신문에 광고를 내고, 죽기전에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 나눠먹자고... ...

 

 

그리고 윤서는 친구들과 함께 아빠는 신문광고를 내면서 할머니의 장례식준비가 시작된다.

가족들은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때로는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보며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이 부분을 읽을때는 잔잔한 눈믈이 흘렸다... 생각만으로도 죽음이라는 건 슬프다.)

 

그리고 신문광고를 보고 할머니의 삶속에서 만났던 소중한 사람들이 할머니를 찾아오고 할머니는 행복하게 손님들을 만나고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신다. 그리고 드디어, 장례식이 시작된다.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내가 암진단을 받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눈감은 뒤에 찾아온 들 내가 알 수 있나. 그래서 죽기전에 고마운 사람한테 고마웠다, 미안한 사람한테 미안하다, 말은 하고 가려고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했어요. 우리 애들이 별난 엄마 소원 들어주느라고 마음고생 많이 한 거 나도 알지. 그렇지만, 나 죽고 나면 알 거예요. 우리 엄마가 참 현명했구나."

"장례식도 잔치는 잔치지. 세상에 태어나 이만큼 살다가 돌아가는 것이니, 이 정도 잔치는 할 만하지 않수?"

 

할머니의 말씀에 여기저기서 나지막한 웃음소리와 훌쩍임이 들린다.

그리고 할머니 뒤로 사람들이 둘러싸고, 찰칵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이 책은 구매를 해야겠다.!!!!!

 

 

(이런 잔치라면 그동안 살아온 자신이 삶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죽음에 대한 무서움도 외로움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이책이 좋았던 점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들을 죽음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죽음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아주 신중해야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죽음이라는게 아이들만 피해가지도 않는다. 그런점에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장례식준비에 참여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런게 삶을 살아가는 공부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 자신과 함께했던 시간도 더듬어 보게 되고,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면서 할머니를 보내야 하는 자신의 마음 또한 살피게 되는 모습이 죽음을 배우는 바람직한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애도아닐까?

 

 

「이책의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2018년 신문기사)

 

죽어서 장례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손을 잡고 웃을 수 있을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화해와 용서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고인이 되어서 치르는 장례가 아닌, 임종 전에 여러분과 함께 이별 인사를 나누는 '살아서 치르는 장례식'을 하려고 합니다. 검은 옷 대신 밝고 예쁜 옷을 입고 오세요. 같이 춤추고 노래 불러요. 능동적인 마침표를 찍고 싶습니다.」

 

"나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뭘 하고 싶지?"

 

 

"나는 죽으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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